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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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AI·SW 창작 콘텐츠 공모전 영상 심사평
관리자 / 2025-12-23
2025년 AI·SW 창작 콘텐츠 공모전 (영상부문) 심사평
심사기준
본 공모전은 AI 도구를 활용한 창작 콘텐츠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점검하는 자리였다. 심사는 네 가지 기준으로 진행되었다. 첫째, 작품 완성도(40%)—서사 구조, 주제 전달력, 톤의 일관성을 평가했다. 둘째, AI 활용의 창의적 응용력(30%)—단순히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목적에 맞게 도구를 선별하고 조합하는 전략적 판단력을 보았다. 셋째, 연출력(20%)—창작자의 의도가 명확히 읽히는지, 시청각 구성과 관객 경험 설계가 적절한지를 살폈다. 넷째, 독창성과 시의성(10%)—AI 시대에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 그 관점이 고유한가를 평가했다.
심사평
전체적으로 AI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이나 학생들의 활용 능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여전히 많은 작품에서 'AI가 만들어준 대로' 결과물을 수용하는 수동적 태도가 보였다. 좋은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AI의 한계를 인식하고, 이를 우회하거나 역이용하는 연출적 판단이 있었다.
대상 | 최연화 〈바퀴벌레의 복수〉
바퀴벌레에게 인격을 부여하여 가족에 대한 복수 서사를 담아낸 AI 애니메이션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기술적 완성도다. AI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제작이라는 도전적 형식을 선택했고, 그 안에서 캐릭터의 움직임과 시각적 통일성을 상당 수준으로 구현해냈다. 프롬프트에 연출 의도가 구체적으로 삽입되어 있었으며, 단순히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서사적 흐름을 설계하려는 의지가 보였다.
다만 "부모를 죽인 바퀴벌레가 인간을 응징한다"는 전제가 관객에게 충분히 설득력 있게 전달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복수의 동기와 과정, 그리고 결말에 이르는 감정선이 조금 더 촘촘하게 설계되었다면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을 것이다. 특히 마무리가 다소 급하게 처리된 점은 두 심사위원 모두 지적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서사와 기술을 동시에 잡으려 한 시도 자체가 이번 공모전에서 가장 야심찬 도전이었으며, 그 성취를 높이 평가하여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최우수상 | 황정민 〈AI가 사람이라면〉
AI를 실사 인간으로, 실제 인간을 AI처럼 표현하는 발상의 전환이 이 작품의 핵심이다. AI로 생성된 '인간'들이 오히려 문제를 제기하고, 진짜 인간들이 그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전의 구조가 영리하다. 여기서 AI 인간들의 어딘가 허술하고 어색한 측면을 의도적으로 강조하여 유머를 뽑아낸 점이 인상적이다. AI의 불완전함을 숨기려 하지 않고 오히려 작품의 재료로 활용한 것이다.
시의성 또한 높다. AI와 인간의 경계,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 사회적으로 부상하는 지금, 이를 무겁지 않게 코미디로 풀어낸 감각이 좋다. 톤의 일관성이 훌륭하고, 작품의 목적에 맞는 AI 도구 조합을 전략적으로 선택한 점에서 연출자의 의도가 명확히 읽힌다. 프롬프트와 결과물 사이의 간극을 창의적으로 메운 대표적인 사례로, AI 창작에서 '연출력'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준 작품이다.
최우수상 | 이예원 〈타인의 슬픔〉
온라인에서 타인의 불행을 소비하고 마녀사냥하는 현대 사회의 행태를 시각화한 작품이다. 주제 선택의 시의성이 뛰어나고, 이를 영상으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일관된 톤과 정서를 유지했다. 직접적인 답을 제시하기보다 질문으로 끝나는 열린 결말이 오히려 관객에게 여운을 남기며,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연출력에 대해서는 두 심사위원 모두 높이 평가했다. 다만 제출된 프롬프트가 전체 작업의 일부에 불과하여, 이 완성도가 체계적인 계획에서 비롯된 것인지 혹은 우연의 산물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그럼에도 최종 결과물의 완성도와 주제의식이 명확하다는 점에서 최우수상에 손색이 없다. 앞으로 AI 창작에서 과정의 투명성과 결과물의 완성도를 함께 증명하는 방법론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수상 | 김바울 〈SSU 오르골〉
숭실대학교 캠퍼스를 오르골 속 세계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학교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으로 이어지는 사계절의 흐름을 오르골이라는 하나의 시각적 컨셉 안에 담아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프롬프트 안에서 구체적인 레퍼런스를 제시하며 이미지를 만들어나간 과정이다. 연출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했고, 그것을 꼼꼼하게 구현해냈다.
다만 시각적 컨셉의 완성도에 비해 서사적 깊이는 부족하다. 아름다운 이미지들이 이어지지만, 그것이 어떤 이야기를 향해 가는지, 관객에게 어떤 감정의 변화를 유도하는지는 불분명하다. 스토리적 구조에 대한 이해가 더해졌다면 단순한 비주얼 쇼케이스를 넘어 하나의 완결된 작품으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컨셉과 비주얼 구현력은 이번 공모전 최상위권이었다.
우수상 | 정민규 〈Age of Grace〉
게임 시네마틱 트레일러를 연상시키는 웰메이드 영상이다. 영어 내레이션, 신화적 세계관, 캐릭터 기반의 비주얼이 세련되게 조화를 이루며, 어떤 판타지적 세계에 대한 기대감을 성공적으로 조성한다. 기술적 완성도와 시청각적 구성력은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에 대한 답은 불분명하다. 세계관을 설명하고 기대감을 주는 데서 그치며, 그 너머의 주제적 도달점이 없다. 형식의 완성도가 내용의 깊이를 앞선 경우라 할 수 있다. AI 창작에서 '잘 만든 것'과 '의미 있는 것'은 다르다는 점을 환기시켜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향후 이 세련된 형식 안에 어떤 이야기를 담을 것인지 고민한다면 한층 성장한 작품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우수상 | 김서영 〈35학번 김하준의 브이로그〉
2035년 숭실대학교 학생의 일상을 브이로그 형식으로 담아낸 미래 시뮬레이션 영상이다. 수업, 점심, 한강, 공부, 기숙사로 이어지는 하루의 흐름 속에서 미래 캠퍼스의 풍경을 상상하고 시각화했다. 미래라는 소재를 선택한 것 자체가 AI 이미지 생성의 특성을 잘 활용한 판단이며,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다는 AI의 강점을 살렸다.
다만 전체적인 완성도는 다소 떨어진다. 개별 이미지들의 퀄리티 편차가 있고, 브이로그라는 형식이 서사적 긴장감 없이 평이하게 흘러가는 측면이 있다. 미래 학교 풍경을 '보여준'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그 미래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혹은 그 안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지까지 설계되었다면 더 깊은 인상을 남겼을 것이다. 아이디어의 참신함과 시도의 가치를 인정하여 우수상으로 선정하였다.
심사자: 최익환(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 교수, 영화감독), 가성문(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 교수, 영화감독)

